그것이알고싶다 사라진 아이들 비밀의 섬 경기도 안산 선감도 선감학원
그것이알고싶다 사라진 아이들 비밀의 섬 경기도 안산 선감도 선감학원
‘사라진 아이들’과 ‘비밀의 섬’
- 선감학원의 진실
“애기 울음소리 같은, 자꾸 그런 소리들이 앵앵거려가지고... 그냥 주저앉아서 그 자리에서 울었어요”
-무속인
2017년 어느 날, 한 무속인이 경기도 안산의 명산에서 기도를 드리고 난 뒤, 차를 타고 해변의 한 섬마을을 지나치다가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지며 귀에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상한 체험을 한 무속인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지역을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대체 그 섬은 어디였을까, 그리고 울음소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 선감원 선감학원 개요
선감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있던 섬으로 방조제를 지을 때 대부도와 연결되었다.
선감원은 이 섬에 있던 수용소로, 일제 시대 말기부터 1982년까지 약 40년 동안 존재했다.
선감학원이라 불리기도 했다.
현재는 경기창작센터로 바뀌었다.
인근에는 당 시설의 비극적인 역사를 엿볼수있는 선감역사박물관이 세워져있다.
# 선감도가 삼킨 아이들
선감도(仙甘島) 그것이 바로 섬의 이름이다.
선감도에서는 1942년 일제 강점기부터 1982년까지 ‘선감학원’이라는 소년 수용시설이 있었다.
거리의 불량아들을 감화하는 이른바 감화원이라는 미명하에 지어진 이 곳에 끌려오게 되는 명목상 이유는 절도, 폭행 등의 경범죄부터 항일 독립운동 행위, 그 외 정치범이나 사회주의자, 또는 이유 없이 잡혀오는 청년들 또한 많았다.
이 섬곳에서 소위 ‘부랑아’ 즉, 고아나 걸식아동을 구호한다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참혹한 인권유린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일하는 양이 적고 동작이 느리다면서 이제 머리통도 치고 조인트도 까고”
“새우젓에 구더기가 이렇게 간다고요. 그걸 우리는 먹었어요”
“밤마다 성폭행을 당해야 했어요”
-선감학원 피해생존자들
부모나 연고가 있는 아이들이 ‘선감학원’에 온 아이들 중 2/3나 되었다.
그들은 길에서 막무가내로 경찰이나 공무원들에 의해 ‘수집’되었다.
선감학원에 입소한 후, 가족이 있다고 말하면 무자비한 구타가 이어졌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력과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상당수의 아이들이 섬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갯벌과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 4,691명의 아이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
‘아동 삼청교육대’라 불리는 선감학원의 운영주체는 국가였다.
경기도가 보관하고 있는 4,691명의 선감학원 원아대장 기록에 의하면 선감학원에서 사망한 아동은 24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사망한 아동은 기록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고 피해생존자들은 말한다.
2017년, 전문가들이 GPR(지하탐지레이터) 탐사를 통해 선감도의 한 공동묘지에 묻혀있는 유골들을 조사한 결과, 매장된 시신은 150구 이상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도 유해 발굴과 진상규명은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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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감학원에서 형제복지원으로 – 숨겨진 일제의 그늘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피해생존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선감학원’에 수용됐던 피해생존자 중 성인이 된 이후 ‘형제복지원’으로, ‘삼청교육대’로 다시 끌려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또다시 끌려가야만 했던 걸까?
아이들을 강제로 수용시켜 쓸 만한 인적자원으로 개조하려던 일제의 계획은 해방 이후 군사정권에 그대로 대물림돼 각종 인권유린 시설을 탄생시켰다.
형제복지원, 서산개척단, 삼청교육대 등 수많은 인권유린시설의 뿌리는 바로 일제가 만든 선감학원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선감학원을 설립했고, 발전시켰으며, 은폐했는가? 취재를 하던 중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는데, 숨겨졌던 대한민국 사회복지사업의 어두운 그늘이 방송을 통해 최초로 밝혀진다.
# 선감학원의 일제 강점기
1941년 10월 조선총독부의 지시에 의해 세워졌다.
농사 지을 주민을 제외한 나머지 섬주민들을 섬 밖으로 강제 이주 시킨 후, 전국에서 부랑아로 지목된 소년 수백 명을 섬으로 잡아 들이고 선감원에 가두었다.
거리의 불량아들을 감화하는 이른바 감화원이라는 미명하에 지어진 이 곳에 끌려오게 되는 명목상 이유는 절도, 폭행 등의 경범죄부터 항일 독립운동 행위, 그 외 정치범이나 사회주의자, 또는 이유 없이 잡혀오는 청년들 또한 많았다.
피상적으로는 일반 학교와 동일한 학제를 이수하게 되어있으나 선감원에 온 소년들은 공부는커녕 강제 노역에 시달렸고 잘못을 하면 처벌의 일환으로 끝을 뾰족하게 깎은 대나무를 손톱 밑에 끼워 넣는 고문을 하였다.
신념으로 가득한 독립운동가들도 견디기 힘들었던 고문을 어린애들을 상대로 자행한 것이다.
게다가 섬이어서 소년들은 달리 나갈 방법도 없었다.
탈출을 시도한 소년들은 절벽 아래로 뛰어 내리거나 갯벌 쪽으로 나가다가 파도에 휩쓸려 죽었다.
이렇게 죽은 소년들의 시신은 같이 생활하던 동료 소년들이 가마니에 싸서 원생 공동묘지에 매장을 했었다고 한다.
사실상 말이 매장이지 제대로 된 봉분 하나 조차 없는, 시신이 짐승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고 일찍 죽은 어린아이의 넋을 봉양하기 위해 시신을 매장한 땅 위에 돌이나 바위를 쌓아 만든 소위 애장터와 같은 형식의 묘지보다도 못한 무덤이었다.
하지만, 전쟁 말기에 이르러서는 살아남은 소년들도 강제징용이 그렇듯 군사 훈련을 받고 전쟁터로 내몰렸다.
# 선감학원의 해방 이후
"선감도의 도립학원도 부활시키기로 하고 준비중이며 소년 감화원으로 쓰일 예정"
- 1946년 4월 1일자 동아일보
"시 교화 위원회에서는 금번, 도 당국으로부터 시에 전달된 지시에 의하여 거리에서 떨고 있는 고아 30명을 선감도 고아원에 수용하기로 하였다"
- 1946년 11월 29일자 대중일보
1963년 어느 날, 8살 쌍둥이 형제는 시장에서 그만 할머니의 손을 놓치고 만다. 형제는 경찰에 의해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고, 그 길로 영문도 모른 채 경기도의 한 섬으로 끌려가 부랑아 수용 시설에 수용된다. 도착한 그 곳에는 이미 쌍둥이 형제 또래의 소년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시작된 지옥 같은 생활. 쥐나 뱀까지 잡아먹으며 배고픔을 견뎌내야 했던 것은 물론, 무자비한 폭력과 강제 노역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결국 쌍둥이 형은 수용 시설에서 1년이 채 못 되어, 숨지고 말았다.
- 2016년 7월 28일자 서울신문
지옥의 섬 선감도, ‘소년판 삼청교육대’…공포의 수용시설 충격
해방 이후, 선감원은 관리권이 경기도로 이관됐고, 선감학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부랑아 수용시설"로 다시 문을 열고 20세 미만의 소년들만 수용하는 부랑아 강제 수용소로 자리잡으며, 이후에 일어난 한국 전쟁으로 선감도 전체가 미군들의 손에 넘어갔다가 전쟁 후 다시 경기도가 직접 운영하는 부랑아 선도 수용 시설로 그 악명 높았다.
당연히 박정희 대통령 시기에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거리의 부랑아들을 마구잡이로 모아다 수용하였다.
삼청교육대, 형제복지원 같은 케이스처럼 무고한 어린이나 청년 또한 다수 포함되었으며, 일제 시대의 잔혹한 고문과 강제 노역 또한 그대로 행해졌다.
박정희 정권 당시의 선감학원에서 폭력과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섬을 탈출했던 임용남 목사의 증언을 토대로 실화 소설 '뭉치'가 만들어졌다.
더 우스운 것은 당시 정부에서는 5.16 쿠데타 이후 일명 혁명 정부의 이미지 홍보를 위해 이 시설을 모범적 복지 시설이라고 국정홍보 기록영화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 조명
제대로 된 자료 없이 잊힐 뻔한 소수자에 대한 국가폭력인 선감원 사건이 발굴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선감원 부원장의 아들인 이하라 히로미츠가 사죄의 심정으로 쓴 〈아!선감도〉라는 소설을 1989년 발표하고 선감원 위령비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내와 일본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하라 히로미츠의 경우 살해 위협을 일본의 극우 단체 회원들로부터 받아가면서도 일본 전국에서 연설을 했다.
1998년 당시 이하라는 3천만 원을 모금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모금약정서를 안산시를 방문하여 작성했다.
1999년 안산시에서 위령비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 일본인의 도움은 받지 않고 안산시의 예산으로 세우겠다고 하며 되도않는 반일감정을 내세워 이하라의 모금을 거절했는데, 갑자기 백지화되었다.
이후 2000년 8월 15일 MBC에서 광복절 특집극으로 선감원을 다룬 '선감도'를 방영했는데 여전히 위령비는 감감무소식이었다가 2014년, 위령비 건립 추진 16년 만에야 세워지게 되었다.
이때 79세가 된 이하라 히로미츠도 참석했다.
이번 주 토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 1227회에서는 광복절을 맞아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40년간 운영된 ‘선감학원’의 실체를 파헤치고,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실책이 어떤 비극으로 이어졌는지를 고발하고, ‘선감학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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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이들’과 ‘비밀의 섬’
- 선감학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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