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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머리와 가슴이 하는 소리를 들어라

theJungs 2020.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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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레딘 호자' 에게는 열세 살 난 아들이 한 명 있었다.

아들은 늘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너무 심해 집 밖으로 나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날 비웃을 거야.'"

그는 끊임없이 이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 "사람들은 험담하길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누누이 말했지만

아들은 도무지 들으려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내일 나와 함께 장에 가자꾸나."

 

다음날 아침 아주 이른 시각에 그들은 집을 나섰다.

나스레딘 호자는 당나귀를 탔고,

그의 아들은 그 옆에서 걸었다. 

 

시장 입구에 사람들이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나스레딘과 아들을 본 그들은 마구 험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 사람 좀 봐. 동정심이라곤 털끝만큼도 없군.

자기는 당나귀 등에 편히 앉아 가면서 불쌍한 아들은

걷게 하다니!

이미 인생을 누릴 만큼 누렸으니 아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을텐데 말야."

 

그러자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잘 들었지? 내일도 나와 함께 시장에 오자꾸나."

 

둘째 날, 나스레딘과 아들은 전날과는 반대로 했다.

이번에는 아들이 당나귀를 탔고 나스레딘이 그 옆에서 걸었다.

 

시장 입구에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나스레딘 부자를 보자 그들이 외쳤다.

 

"저 녀석 좀 보게. 버릇도, 예의도 없군.

당나귀 등에 유유히 앉아 불쌍한 노인네를 걷게 만들다니!"

 

그러자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잘 들었지? 내일도 나와 함께 시장에 오자꾸나."


셋째 날, 나스레딘 부자는 당나귀를 끌며 걸어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그 모습으로 시장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비웃었다.

"저런 멍청한 사람들을 봤나!

멀쩡한 당나귀가 있으면서도 타지 않고 걸어다니다니.

당나귀는 사람 타라고 있다는 것도 모르나봐."

 

그러자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잘 들었지? 내일도 나와 함께 시장에 오자꾸나."

 

넷째 날, 나스레딘 부자는 둘 다 당나귀 등에 걸터앉아 집을 나섰다.

시장 입구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야유를 보냈다.

 

"저 사람들 좀 봐. 저 가엾은 짐승이 조금도

불쌍하지 않은 모양이군!"

 

그러자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잘 들었지? 내일도 나와 함께 시장에 오자꾸나."

 

나스레딘 호자의 행복한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나스레딘 호자 / 박종욱역
출판 : 풀잎 2007.01.12
상세보기

다섯째 날, 나스레딘 부자는 당나귀를 어깨에 짊어지고

시장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저 미치광이들 좀 봐. 저들을 병원으로 보내야만 해.

당나귀 등에 타지 않고 짊어지고 가다니!"

 

그러자 나스레딘이 아들에게 말했다.

"잘 들었지? 네가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은 항상 트집을 잡고 험담을 할 게다.

그러니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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